당현천GO 공략 도감 – 포켓몬고 보다 더 재미있다! 당현천 물고기, 새 알아가기
노원구의 상계동과 중계동을 구분 지으며 흐르는 당현천. 노원에 거주하는 포켓몬GO 트레이너들은 잉어킹과 미뇽을 만나기 위해 바로 이 당현천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당현천에는 스마트폰 속 잉어킹과 미뇽 외에도 우리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친구들 또한 살아간다.
아무리 당현천의 물이 인공적으로 흘려보내지고 있다고 하지만, 결국 하천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에 물고기와 새들은 스스로 자리를 잡고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 것. 물 있는 곳에 물고기가 있고, 물고기가 있는 곳에 새가 찾아든다.
포켓몬GO를 켜지 않아도 당현천에서 만날 수 있는 물고기와 새들의 이름을 알아두고 하나하나 찾아본다면, 산책의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새 박사’ 윤무부 교수처럼은 아니어도 여기서 소개하는 정도는 숙지하고 당현천을 찾아보
자. 당현천과 당신의 사이가 한 발 가까워질 것이다.
1. 어류
당현천에서는 추운 겨울만 아니면 중랑천에서 자연적으로 거슬러 올라온 물고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각자의 호기심뿐 아니라 “저 물고기 이름이 뭐야?” 애인/친구/가족 및 지인의 질문에 당황하지 말고 준비하라.
당현천의 어류는 크게 4가지만 알면 거의 다 아는 거라고 한다. 피라미, 모래무지, 잉어, 붕어. 당현천에서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구분법을 알아보자.

피라미
피라미
당현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물고기다. 떼를 지어 다니며,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특성 때문인지 비교적 물이 빠르게 흐르는 구간에서도 발견 가능하다.
강한 번식력을 갖고 있어서, 개체가 많은 곳에서는 정말 물 반 고기 반의 광경도 볼 수 있다. 작은 진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가까이서 보려고 다가가면 빠르게 숨어 버린다. (하지만 물가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금방 또 쉽게 모습을 드러낸다.)
수면 근처 높이에서 돌아다녀 새의 먹이가 되어 죽음을 맞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식인어라 알려진 피라냐와는 당연히 다르다.
모래무지
당현천에 산다고는 하는데, 눈에 잘 띄지 않는 물고기다. 이름대로 천 아래 모랫바닥에 서식한다. 모래와 비슷한 보호색도 갖고 있어 더더욱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다.
모래나 작은 돌의 유기물을 걸러 먹기 때문에 물의 정화작용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크기는 피라미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크고, 입이 아래쪽에 있으며 입 주변에 수염이 있다.

잉어
잉어
피라미, 모래무지와는 크기부터 차이가 나서 구분이 쉬운 잉어. 당현천에서는 50센티 이상의 큰 잉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잉어는 주로 고여있는 물에 많으며, 환경 변화에 잘 견뎌 3급수의 더러운 물에서도 잘 사는데 그렇다고 당현천이 더럽다는 건 아니다.
당현천에서 잉어를 만나고 싶으면, 당현1교 아래 세월교를 찾아라. 중계역 1번 출구 옆 중계 주공1단지 아파트 앞길에서 계단을 따라 당현천으로 내려가면 천을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가 있는데, 그게 바로 세월교다.
세월교 아래 물은 비교적 천천히 흐르는데, 여기에 가면 어른 팔뚝보다 큰 잉어들이 떼를 지어 노니는 걸 볼 수 있다.
붕어
당현천에서 볼 수 있는 붕어는 집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알록달록 금붕어가 아니다. 그냥 붕어다. 그래서 색으로는 잉어와 붕어의 구분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크기만으로 몸집이 큰 물고기는 잉어, 작은 물고기는 무조건 붕어라고 구분한다면, 당신은 초급. 자연에 사는 붕어는 몸집이 꽤 커서 어린 잉어와 붕어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잉어와 붕어는 ‘입 수염’의 유무로 정확한 구분이 가능하다. 잉어는 입가에 두 쌍의 수염이 나 있고 붕어는 그렇지 않다.
2. 조류
당현천에서는 까치나 비둘기 같이 주택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들 외에, 큰 하천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조류들도 만날 수 있다. 이 역시 종류가 많지는 않으니 핵심만 짚고 알아두자. 알아두면 의외로 산책하며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왜가리
왜가리
원래는 철새였으나, 텃새로 완전히 자리 잡아 우리나라의 못, 습지, 논, 하천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새. 이미 당현천도 접수 완료. 큰 몸집을 갖고 있으며, 눈에서부터 검은 줄이 뒷머리까지 이어져 댕기 깃을 이룬다. 배는 하얗고 등은 회색과 검은색 깃털로 이루어져 있어, 백로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당현천에서는 왜가리가 사냥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왜가리에게 당현천은 거의 식당의 개념이 아닌가 싶을 정도. 한참을 물 위에 서 있다가 조용히 다가가 물고기-주로 피라미-를 찍먹하고 유유히 떠나는 야생의 현장이 쉽게 목격된다.

쇠백로
백로
과는 왜가리과에 속해 있지만, 이름대로 몸빛이 흰색인 새. 당현천에서 볼 수 있는 백로에는 ‘쇠백로’와 ‘중대백로’가 있다. 백로는 기본적으로 크기에 따라 ‘쇠백로’ ‘중대백로’ ‘대백로’ 등으로 구분된다. ‘쇠백로’의 쇠가 ‘무쇠’의 쇠가 아니라 ‘소’의 ‘쇠’였던 것이다.
‘쇠백로’와 ‘중대백로’를 구분할 수 있는 요소는 단지 크기만이 아니라 부리 색, 머리 뒤의 깃, 발 색이 있다. 쇠백로의 부리는 검고, 머리에 댕기 깃이 있으며, 다리는 검지만 발은 노란색이다.
이와 달리 중대백로는 부리가 노랗고(번식기에만 검은 색으로 변한다.) 댕기깃이 없으며, 다리와 발이 모두 검다.

흰뺨검둥오리
오리
당현천에서는 귀염둥이 오리 가족도 볼 수 있다. 오리는 크게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가 있는데,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는 얼굴이 청록색이고, ‘흰뺨검둥오리’는 갈색이다. 청둥오리는 암수가 다르게 생겼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광택이 있는 녹색 머리는 수컷이며, 암컷은 몸 전체가 갈색으로 흰뺨검둥오리와 구분이 어렵다.
백로나 왜가리는 사냥을 위해 당현천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니기 때문에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으나, 오리를 보려면 내가 직접 당현천을 헤집고 다녀야 한다. 참고로 우리는 당현천 상류인 상계역까지 올라가서야 흰뺨검둥오리를 만날 수 있었다.
글 최윤석, 사진 이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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