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역과 녹천역 사이, 굴뚝의 정체
중계역과 녹천역 사이에 각각 생김새도, 크기도 모두 다른 3개의 굴뚝이 있다. 밤이면 굴뚝에 예쁜 분홍빛 조명이 들어와 노원구의 밤을 밝혀주고, 낮에는 활발히 가동되어 굴뚝으로 연기가 새어나온다. 아파트 단지에 자리잡은 굴뚝과 도대체 어떤 점이 다른 건지, 쓰임새는 무엇인지 한번쯤은 궁금해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문득 저 굴뚝의 정체가 궁금해져서 노원에 사는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봤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굴뚝의 정확한 쓰임새와, 이를 둘러싼 루머와 진실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굴뚝의 정체
우선 굴뚝은 ‘자원회수시설’ 내의 소각시설이었다. 한마디로 생활 폐기물 처리시설의 일부인 것이다. 시설 내에서 굴뚝은 폐기물을 소각 및 에너지 생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흔히 소각장은 ‘NIMBY’(Not In My Back Yard) 시설, 즉 혐오 시설이라고 일컬어진다.
이 시설 역시 1997년 1월에 준공되기까지 수많은 노원구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다. 결국 다이옥신의 배출농도가 0.1ng/Nm3 가 초과할 경우 가동중단하고 보완, 타구 쓰레기 반입은 절대 불가 등의 조항을 걸고 지금까지도 정상 운영 중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주민기피시설이던 자원회수시설에서 수영, 에어로빅, 헬스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유아교육실 까지 갖추었다. 이에 따라 이곳은 노원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익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회수시설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이 시설을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심미적으로 시설 외관에 조명이나 불빛을 설치해놔서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고, 오히려 그곳에 폐기물 처리 시설이 존재한다는 것도 잘 모르는 노원구 주민이 많았다.
굴뚝의 루머와 진실
굴뚝의 쓰임새와 굴뚝을 둘러싼 루머와 진실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알아보고자 ‘자원회수시설’과 ‘주민협의체’ 담당자와 인터뷰를 실시했다. 우선 ‘자원회수시설’ 담당자께는 굴뚝의 쓰임새와 가동 중 발생하는 연기의 유해성에 대해 여쭤보았다.
- 각 굴뚝에 명칭이 있나요?
따로 명칭은 없다
- 아파트 단지에 있는 굴뚝과의 차이점은?
사실 아파트 굴뚝이나 생활 폐기물 처리 시설 굴뚝이나 쓰임새는 동일하다. 둘다 연소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배출구 역할을 한다. 아파트의 경우에는, 중앙 난방을 했던 시절에 연료를 태워 난방을 가동하는데 불이 연소하려면 산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발생한 연소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통로가 바로 굴뚝인 것이다.
- 시설 내의 3개의 굴뚝 생김새가 모두 다른데, 각각의 다른점은?
미관을 위해 굴뚝의 생김새를 달리하는 것이며 굴뚝의 실질적인 쓰임새는 모두 같다. 시설 근처에 서로 다른 굴뚝이 총 3개 있는데, 낮은 굴뚝 2개는 ‘열병합 발전소’ 소속이고 가장 높은 굴뚝만 이곳 회수시설 소속이다. 우리 시설에서 생산한 에너지 일부를 열병합 발전소로 전달하는데, 이는 지역난방의 열원으로 사용된다.
-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우리 몸에 해롭다?
공해 방지 시설에서 먼저 처리 과정을 거쳐서 굴뚝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 또한 1년마다 정기적으로 굴뚝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실시하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나왔다.
또한 자원회수시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을 둘러싼 루머인 ‘난방비 무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청 자원순환과’ 이진근 담당자님과 인터뷰을 해보았다.
- 굴뚝 근처 거주민들의 난방비는 공짜다?!
소각시설을 건설할 때에는 ‘폐기물 촉진법’ 조항에 따라 영향권 내의 가정에 일정 금액을 지원하게 되어있다. 법적으로 자원회수시설 반경 300m 범위내에 있을 경우 지원이 가능한데, 300m 보다 조금 떨어져 있어도 동일 생활권에 포함되면 난방비를 지원한다. 지원 금액은 가동률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동률이 65%를 초과할 경우 난방비를 70%까지 지원해주고, 50%이하일 경우에는 50%를 지원해준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주민들이 몰랐던 중계역과 녹천역 사이에 위치한, 모양도 크기도 다른 3개의 굴뚝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았다. 별거 아닌 것 같았지만 알고보니 노원구에서 발생한 폐기물 처리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설에서 폐기물을 소각하며 발생하는 연기 속 유해물질에 대해 걱정한다. 하지만 유해성에 대해서만 고려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가 생활 속에서 만들어낸 폐기물이므로 당연히 우리에게 소각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노원구 주민이라면 누구나 본 적이 있고, 우리의 생활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3개의 이 커다란 굴뚝들. 이정도면 우리지역 진정한 랜드마크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글 : 온희선
사진 : 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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