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주변 카페 탐방] 원조 가로수길 달달:한 카페
태릉선수촌 방향으로 가는 가로수길, 그곳에는 육사와 서울여대 정문, 그리고 나무만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서울여대 정문 바로 옆, 아담하고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여기야말로 원조 가로수길 카페!
영업시간은 오전 8시반부터 오후 8시반까지, 하지만 개인카페인만큼 철저하게 지키는 것보단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여름이면 초록의 나무들로, 가을이면 따뜻한 붉은색의 나무들로 풍경 삼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작은 카페는 지인과 함께 깊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분위기였다.
그곳, 달달하게 살고 싶어서 ‘달달:한 카페’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떻게 이 카페를 운영하시게 되었나요?
– 원래 아버지 가게였어요. 오랫동안 대학교 옆 문구점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작년 9월에 카페로 다시 오픈을 하였죠. 아버지가 건강이 안좋아지신 시점에 한번 권유를 받아서 제가 직접 운영하게 되었고 지금은 아버지가 곁에서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사실 집이 바로 뒤에 있거든요.
그러고선 사장님은 바로 뒤 작은 문을 열어보라고 하셨다. 정말 생활할 수 있는 집이 있었다! 그래서 출근과 퇴근이 자유롭다고 하셨구나. 그리고 이곳 카페 장소에 대해 덧붙여 말씀해주셨다.
– 옆에 서울여자대학교 정문 쪽에 50주년 기념관이 세워지기 이전, 그곳은 원래 배밭이었는데, 사실 그게 저희 할아버지 배밭이었어요. 지금은 대학교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서 서울여대 총장님하고도 아는 사이고 교수님들도 카페에 자주 오시고 그래요. 가끔 사람들이 어떻게 이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냐고 물어보시곤 하는데, 원래 우리 가족 터였던 것이죠.
학교에 새 건물이 세워지면서 달라진 점도 있겠어요.
– 아무래도 학교 안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생기다 보면 바쁜 학생들은 그곳에서 커피를 해결하게 돼요. 그래도 친한 단골 학생들도 꽤 있어서 자주 커피마시러 와요.
마침 사장님과 이야기하는 도중, 서울여대 학생이 커피 한잔 테이크아웃하였다. 젊은 여성 사장님과 여학생들은 비슷한 취향으로서 통하는게 있어 잘 친해지는 것 같았다.
그럼 학생들 말고 주로 또 어떤 손님들이 오세요?
– 요즘엔 옆에 별내동 신도시가 생겨서 그쪽 어머님들이 커피 한잔 마시러 오시기도 해요. 근처에 초등학교도 있어서 학부모님들 모임도 자주 여기서 하고요. 그리고 또 옆에 태릉선수촌 있잖아요? 메달리스트 선수들도 가끔 볼 수 있어요. 왕기춘 선수 본 적 있고 컬링 선수들도요.
이제는 카페 내부로 시선을 돌려보았다. 큰 테이블과 작은 원형 테이블이 있는 그곳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이 있었다. 손수 만든 것 같은 의자 커버에, 특이한 나뭇가지 트리까지.
혹시 직접 만드신 작품들인가요?
– 네. 원래 디자인 전공을 해서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손님이 없으면 직접 인테리어 돈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여러가지를 만들어 놓곤 해요. 요 앞에서 돌을 주워서 그 위에 그림을 그려놓기도 하고요. 이것도 여기 앞에 떨어져있는 나뭇가지 주워서 만든 트리에요.
– 원래 공방 같은 것을 열고 베이킹이나 공방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고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소소하게 꾸미면서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지만, 디자인과 관련해서 공부하고 일도 한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 몰랐죠
이런 사장님의 소녀감성 같은 인테리어는 근처 여대생들과 취향이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커피 이야기!
사장님께서는 달달한카페 커피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다. 인터넷에서 1kg에 만원 해서 사오는 것이 절대 아닌, 믿을 수 있는 신선한 커피콩을 사용하신다고 한다. 단순히 원재료가 좋은 것뿐만 아니라, 볶는 방법, 향을 내는 법까지 매우 세심하게 생각하고 계셨다. 에스프레소 향을 직접 해주셨는데 이거… 진짜 좋다.
커피에 남다른 자신감이 보여요
–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써요. 정말 좋은 원두를 사용하기도 하고 또 바로 한다고 좋은게 아니라 얼마나 숙성시켜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신기한게 손님이랑 저랑 대부분 입맛이 같아요. 커피의 그 신맛 있잖아요? 저는 그 맛을 싫어하는데 오시는 다른 분들도 거의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저희 집은 계절마다 블렌딩 방법이 달라요. 여름에는 여름만의 아이스 커피에 알맞은 방법이 있고 겨울에는 또 알맞은 방법이 각각 있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신경을 써요.
커피말고 자랑하고 싶은 또다른 메뉴는?
-깔라만시 에이드!
동생이 동남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직접 사다주곤 해요. 디톡스 효과에 몸에도 좋은 비타민까지… 유자맛이랑 레몬 맛 사이 아주 달지도 않고 아주 시지도 않은맛! 굉장히 매력적인 맛이에요.
카페를 운영하시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 어느날 초창기에는 어떤 젊은 분이 들어와서 맥심커피를 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몰래카메라인가 생각할 정도로 당황했었는데, 정말로 비슷하게 만들어드렸어요^^
센스 있으시다. 혹시 진상손님도 있지 않나요?
– 카페를 한다면 가끔 만날 수밖에 없어요. 언제는 담배꽁초를 바닥에다가 지져 끈 손님도 있어서 그날은 펑펑 울었어요. 여길 꾸며놓는 이유가 다른 사람을 위한 것도 있지만 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도 있거든요. 그걸 더 소중하게 여기시면 전 감사하죠.
인터뷰를 하는 내내 이 공간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사장님의 마음이 전해졌다.
사장님은 자신이 낯가림이 심하다고는 하셨지만, 마치 인터뷰가 아니라 친한 언니와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편하게 대해주셨다.
인터뷰 요청부터 마무리까지 기분 좋게 응해주신 소녀감성 사장님!
공간은 그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 이 카페는 분명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달달:한 카페 SNS http://www.facebook.com/daldalcoffee
취재: 이정화, 천희진
사진: 천희진
글: 이정화
[googlemaps https://mapsengine.google.com/map/embed?mid=zicnCAeJp-dU.ke2FNG4ze-vM&w=100%&h=380]
노원, 어디까지 가봤니 창간호
선착순 예약 접수하기
https://nycast.net/book
- 우리동네 여행잡지 ‘너랑, 노원’ 5호 집필진 모집 - 2018년 1월 21일
- 중계역과 녹천역 사이, 굴뚝의 정체 - 2018년 1월 9일
- 당현천GO 공략 도감 – 포켓몬고 보다 더 재미있다! 당현천 물고기, 새 알아가기 - 2018년 1월 9일
1 Response
[…] 관련 시리즈 [서울여대 주변 카페 탐방] 원조 가로수길 달달:한 카페 […]